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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뉴스]에 따르면 마약류 위반혐의로 구속된 국가대표 출신 야구선수 오재원에게 두산베어스 현역 선수 8명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준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들은 오재원의 협박에 못 이겨 대리처방을 해줄 수밖에 없었다며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번 수면제 대리처방에 연루된 두산 선수는 8명입니다. 지난 22일 KBO 사무국에 따르면 오재원의 전 소속팀인 두산 베어스는 현재 소속선수 8명이 수면제를 대리처방해 전달한 사실을 약 2주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하였습니다.
두산 구단은 자체 조사를 통해 지난 3월경 관련사실을 파악하였고 해당 선수들은 경찰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리처방 선수들의 신상은 공개되지않았지만 주로 2군 선수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수십 차례 상습적으로 대리처방을 받아주기도 하였고 일부는 부산, 광주등 원정경기에 가서 처방을 받아오기도 하였습니다. 약자의 입장인 2군 선수들은 오재원이 2021년 초부터 후배들에게 "수면제를 받아오라"라고 시켰는데 팀의 주장이었고 무서운 선배였던 탓에 뜻을 거스르기 어려웠다고 주장합니다.
이번에 공개된 오재원과 후배들이 나눈 카톡내용을 보면 당시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위협과 심적 부담을 느꼈을지 드러나고 있습니다.
"거절하면 돌아오는건 폭력"
선배 오재원 무서웠다 해명 A선수는 지난 22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되게 무서운 선배였다. 팀에서 입지가 높은 선배고 코치들도 함부로 못 하는 선배였어서 괜히 밉보였다가 선수 생활에 타격이 올까 봐 (거절 못 했다)"라고 말했다. 거절도 해봤지만 돌아오는 건 폭력뿐이었다고 한다. A 선수는 "(오재원이) 거절하니까 따로 불러내서 정강이를 두세 번 맞았다"라며 "뺨을 툭툭 치면서 '잘하자' 이런 얘기도 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재원이) 절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라(고 했다). 괜히 말했다가 잘못 귀에 들어가면 피해는 저만 보게 될 거니까. 저는 저만 이렇게 (대리 처방) 하고 있다고 알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채널A는 이날 오재원이 후배들에 대리 처방을 강요한 정황이 담긴 카톡 내용도 공개했다. 카톡을 보면 오재원은 비밀을 지키지 않으면 "흉기로 찌르겠다" "팔 지질 거야"라며 협박했다. 또 약을 받으면 자신의 개인 사물함이나 특정 장소에 놓고 가라고 지시했다. 원정이나 개인 일정으로 병원에 다녀오지 못하면 욕설과 폭언을 퍼부으며 대리 처방을 끈질기게 강요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재원 측은 "공식 입장이 없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KBO 사무국 "경찰 수사 지켜본 뒤 대응"
한편 KBO 사무국은 법률 검토를 거쳐 "두산 구단의 조사와 경찰의 수사를 지켜본 뒤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지난 17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오재원을 구속기소 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2023년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 g을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을 수수하고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도 오재원에게 적용됐다. 오재원은 또 지인이 자신의 마약류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지인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수고 멱살을 잡는 등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